안그래도 곧 aidt 연수를 해야하는데 이 연수를 어떻게 해야할까 고민을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현장에서는 사실 긍정적이기 보다는 부정적 인식이 강해 걱정이 많이 됩니다. 프로토 타입 및 최신 버전의 aidt를 경험해 본 입장에서도 그렇게 썩 매력적으로 느껴지지 않는 부분이 많아서 현장에서 잘 활용될지 의문이 들긴 합니다.
희망적인 것은 아직 최종 버전이 아니기에 계속적으로 개선되고 있다는 점이고 내년에 도입되고도 계속 발전할 것이기 때문에 시점만 차이가 있을 뿐 언젠가는 교육 현장에 잘 안착될 것이라는 것은 확실한 것 같습니다. 그래도 내년에 당장 도입되기 위해서 정말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기능과 섬세한 정보 제공이 가능했으면 좋겠습니다.
디지틀조선일보, 구아현 기자
AI 디지털교과서, 교육 혁명인가 독인가
세계적인 미래 교육 흐름은 인공지능(AI) 기술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다. 내년부터 국내에 공교육에 도입되는 AI 디지털교과서는 교육 혁명일까. 이에 대한 논의를 하기 위해 교육 분야 교수, 현장에서 학생들을 지도하는 교사, AI 교육 기술을 개발하고 공급하는 기업 관계자들이 싱가포르에 모였다. 국내 인공지능(AI) 교육과 AI 디지털교과서(AIDT) 도입에 따른 효과와 한계를 논의하기 위해서다. 이들은 AI 교육이 트렌드는 맞지만, AIDT 도입엔 여러 문제와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7일 싱가포르 ‘에듀테크아시아 2024’가 열린 마리나 베이 샌즈 엑스포 & 컨벤션 센터에는 송길태 부산대 교수(AI융합혁신대학원장), 김봉제 서울교대 교수(서울교대 AI 가치판단디자인센터장), 신민철 아이스크림미디어 전략기획실장, 임철일 서울대 교수(서울대 미래교육혁신센터장), 이진규 고전초 교사(정보과목 수행), 이나현 영도제일중 수학교사, 홍창민 울산여고 정보교사 등 교육 관계자 7명이 참석해 AI 교육을 논의했다. 이번 대담은 본지 주최로 AI 기반 교육 혁신과 현장 문제를 점검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들은 대담에서 AI 디지털교과서가 세계 교육 흐름에 부합하는 혁신적 도구라는 점에는 동의했지만, 교원 연수가 단 7시간에 불과하고 준비 기간이 짧은 등 여러 문제가 존재하 교사들의 반발심이 크다고 밝혔다. 학생들 발달에 미칠 수 있는 부정적 영향에 대한 문제와 이를 고려한 투자가 병행되고 있지 않다는 점도 지적했다. 또 AIDT로 인해 에듀테크 예산이 줄어들 것도 우려했다.
참고로 AI 디지털교과서는 내년부터 국내 공교육에 도입된다. 우선 수학, 영어, 정보 과목이 초등학교 3·4학년과 중·고등학교 1학년에 적용되고, 2028년까지 단계적으로 확장된다. 2026년에는 초등학교 5∼6학년과 중학교 2학년에, 2027년에는 중학교 3학년에, 2028년에는 고등학교 공통 과목으로 국어, 통합사회, 한국사, 통합과학 등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교육부는 AIDT를 활용해 학생 학습 패턴을 분석하고 개별화된 피드백을 제공하여 맞춤형 교육을 실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 “AIDT, 미래 교육 방향성은 맞아”
이날 대담에서 미래 교육에 대한 방향성은 AI를 적용한 맞춤형 교육이라고 모두가 동의했다. 대담자들은 모두 이달 5일부터 7일까지 싱가포르에서 열린 ‘에듀테크아시아 2024’에서 전시를 보고 생성형 AI 기술을 적용한 도구부터 미래 교육에서 AI 기술로 변화가 가장 크고 방향성이 맞다고 공감했다.
송길태 부산대 교수는 “생성형 AI가 화두가 되면서 교육 분야에도 도입이 빨라지고 있다”며 “AI를 활용해서 학생들 교육을 어떻게 잘 시킬 것인지가 글로벌 화두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전시에서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교육에 AI를 접목하는 서비스 제공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었고 기술 수준이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이나현 중학교 수학교사는 “AI 시대 교육 변화에 대해 흐름을 맞다고 생각한다”며 “디지털 변화와 AI 기술 발전이 빠른 시대에 성장하고 있는 학생들이 기존 방식을 고집해서 교육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이 든다”고 공감했다. 이어 “챗GPT도 엄청 버전이 다양하고 빠르게 업데이트가 되고 있다"면서 "학생들도 시대 변화를 체감할 수 있도록 AI 융합 교육을 해야 한다”고 했다.
현직 교사들은 AI 코스웨어를 활용해 수업할 때 얻는 긍정적 효과도 언급했다.
이진구 고전초 교사는 “기업들은 이번 전시에서 AI를 교육에 적용해 개별 맞춤형 교육을 어떻게 잘 실현할 수 있을지 고민하며 기술 경쟁에 나서고 있었다”며 “AIDT는 선생님이 많은 시간을 할애해 준비하는 개별 학생 맞춤형 자료 준비 과정을 단축해 수업 시간에 진정으로 선생님의 도움이 필요한 학생을 더 독려해 줄 수 있는 기회와 시간을 확보해 줄 수 있다”고 했다.
홍창민 고등학교 정보 교사는 “정보 교사로 AI 코스웨어를 활용해 수업할 때 수업의 생동감을 높일 수 있었다”며 “일반적 교실 상황에서 정보 수업은 선생님이 시키는 대로 하거나 가만히 보는 식이어서 조는 학생들이 있었다면 참여형 수업인 AI 코스웨어에선 조는 학생 이 없다”고 말했다 . 또“디지털 기기로 학습 상황이 실시간으로 교사에게 전달돼 수업 참여도가 저절로 높아진다”고 평가했다.
이나현 교사는 AI 코스웨어에 멘티-멘토를 더하면 학습 효과가 더 높아진다고 했다. 그는 “수학 과목에서 아이들을 그룹으로 나눠 AI 코스웨어를 적용했다”며 “학생들 간의 멘토-멘티 활동을 병행하면서 상위 학습자의 도움을 받는 학습자가 학습 성과를 따라잡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고, 이를 통해 학급 학습 격차가 줄어드는 결과를 보았다”고 말했다. 이어 “개별화된 AI 학습은 학습 격차가 줄어들지 않았다”며 이를 비교한 논문을 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 “학생에게 미치는 손실 따져봐야”
AIDT는 학생들에게 긍정적인 교육을 제공하기 위해 마련됐다. 하지만 학생들에게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없을까. 이번 대담에서는 특히 다양한 성장 과정을 겪는 초등학생들에게 AIDT가 해를 끼치는 것이 없는지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김봉제 서울교대 교수는 초등학교 때는 아이들이 수많은 발달 과정을 겪기 때문에 더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서책형 교과서만을 통해 전달되는 감각과 자극이 있다”며 “디지털화에 대한 장점은 분명하지만 발달 과정에 중요한 다른 감각을 마비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AIDT를 개발하는 만큼 발생할 문제에 대해서도 연구하고 투자해야 한다”면서 “이러한 경각심 없이 무조건 도입한다는 점에서 AIDT에 방어적인 입장이다”고 밝혔다. 또 “고등학생은 1학년과 3학년이 차이가 별로 없지만 초등학교 6년은 변화가 크다”며 “학생들에게 일어날 영향에 대해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임철일 서울대 사범대 교수는 AIDT에 대한 오해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AIDT에 대해 가지고 있는 오해 중 하나가 모든 교육을 대체한다는 것”이라며 “교과별로 미술, 음악, 실과, 체육은 안 하기로 돼 있고, 수업에서도 선생님이 자율적으로 AIDT 활용 비율을 조절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AIDT도 학습을 위한 여러 도구 중 하나로 사용하게 될 것”며 “AIDT로 교육이 많이 바뀔 것이며, 잘만 활용하면 학생의 학생 경험을 크게 향상할 것”이라고 했다.
김봉제 교수는 이러한 대답에도 부정적인 의견을 내놨다. “기술을 적용했을 때 핸드폰, 컴퓨터, TV 등 스크린 노출 시간에 따른 아이들의 특성이 연구되고 나타난다”며 “집중력, 폭력성 등 이미 연구적으로 아이들의 특성이 기술에 따라 영향을 받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아이들에게 일어날 영향에 대해 투자나 연구, 대처가 확보가 된 상태와 아무 준비없이 AIDT를 하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고 비판했다.
◇ “교원 연수 단 7시간”… “졸속 추진에 교사들 돌아서”
대담에 참여한 초·중·고 선생님들도 AIDT가 준비가 제대로 돼 있지 않은 상태에서 졸속으로 추진되고 있다고 밝혔다. 대담에 참여한 교사들은 모두 선도 교사로 AI 코스웨어를 수업에 적극적으로 도입해 보고 AIDT 교원연수에서 교사들을 대상으로 관련 경험을 공유하고 알려주는 역할을 한다. 이 때문에 AIDT에 긍정적인 입장이지만, 주먹구구식으로 AIDT가 추진되는 부분에선 우려되는 점이 크다고 했다.
홍창민 교사는 디지털 협업 도구를 수업에 활용했을 때는 문제가 없었지만 AIDT가 너무 급하게 추진되면서 교사들에게 전혀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선도교사와 달리 일반 선생님들의 연수 시간은 7시간 정도밖에 되지 못한다”며 “7시간 안에 AIDT가 무엇인지부터 어떻게 평가해야 하고 기능이 어떤 것들이 있고, 수업 설계는 어떻게 바꿔야 하는지를 다 끝낸다”고 말했다. 이어 “이 때문에 졸속으로 급하게 진행된다는 느낌을 받는 것”이라며 “교사들을 대상으로 AIDT에 대한 강의를 할 때 데이터가 어디로 가는지 학생들에게 동의는 어떻게 받아야 되며 학교 현장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은 교사가 책임을 져야 하는데 AIDT를 시켜놓고 교사가 다 책임지라는 거냐는 질문을 사실 제일 많이 받는다”고 토로했다.
다른 교사들도 공감했다. 이진규 교사는 AIDT에 대한 일방적인 정책 추진이 결국 AIDT를 망친다고 우려하면서 소통을 강조했다. 이 교사는 “많은 교사가 AIDT 준비 부족과 시스템 안정성에 대한 불안감을 표하고 있다”며 “AIDT에 대한 적응은 문제가 되지 않으나 섣불리 현장 도입을 하는 과정에서 교사들의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하면 제대로 된 AIDT가 이뤄질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수업을 실제 이끌어가는 선생님들에게 공감대를 얻을 수 있도록 소통해야 한다”고 했다.
이나현 교사는 AIDT에 반감이 심해진 게 프로토타입이 나온 후라고 설명했다. AIDT 프로토타입 수준이 형편없었기 때문이다. AI 기술이라고 느껴지는 부분이 없고, AIDT가 AI가 맞냐는 얘기까지 교사들 사이에서 오고 가며 신뢰를 잃었다고 했다. 그는 “심지어 AIDT 프로토타입을 보신 분들은 AIDT에 관심이 있어 연수를 신청해서 들으신 분들”이라며 “AIDT에 관심이 많은 선생님마저 돌아서게 되는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이에 임철일 교수는 교사 연수 시간이 충분하다고 반박했다. “그동안 교육 현장에서 다양한 AI 도구와 디지털 학습 도구들을 많이 활용해 왔기 때문에, AIDT가 도입되면 금방 적응할 수 있을 것”이며 “특히 영어와 수학 같은 과목에서는 이미 맞춤형 학습과 개별 피드백을 줄 수 있는 다양한 디지털 도구들을 써왔기에, AIDT 역시 현장에서 큰 어려움 없이 받아들여질 수 있을 것”이라고 보았다. 또 “각 교과의 특성에 맞는 다양한 도구를 균형 있게 활용하는 것이 중요한데, AIDT는 그중 하나의 강력한 도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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